[인터뷰] 이효홍(리샤오홍) 이주여성노동자
“한국과 중국 문화 달라... 자녀에게 강요할 순 없어”
“코로나 이후 고향 못가 그리워... 중국 춘절 생각나”
“중국문화 수업 시 ‘문화다양성’ 인정 필요 생각들어”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매년 12월 아이 2명을 데리고 고향 중국으로 갔었다. 2~3개월 정도 중국에서 살다가 아이들 개학 때 올라오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고향에 못가고 있다. 코로나 터지기 전인 2019년이 마지막 고향 방문이었다.”

이는 중국 출신 이주여성노동자 이효홍(리샤오홍) 씨의 말이다. 이 씨는 현재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주)차이나브이 중국어마을에서 5년 째 중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이 씨는 중국에서 한국사람들을 상대로 중국어 강사를 하다가 지금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2009년에 한국에 왔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정책본부 자료를 보면, 이 씨와 같은 국내 체류 중국인은 2021년 12월 기준 84만명에 달한다.

특히, 2021년 12월 기준 인천 체류 중국인은 6만6000명으로, 국내 시·도 17곳 중 3번째로 많았다.

<인천투데이>는 설명절을 맞아 이주여성이자 이주노동자인 이 씨를 만나 한국에서의 생활을 인터뷰했다.

“한국과 중국 문화 달라... 자녀에게 강요할 순 없어”

이효홍 씨가 학생들에게 중국문화수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중국어마을)
이효홍 씨가 학생들에게 중국문화수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중국어마을)

이 씨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태어났다. 그는 2003년부터 중국에서 한국 주재원 가족에게 통역을 지원하고 중국어 과외를 했다고 했다. 그때부터 한국 문화를 조금씩 배워 한국에 와서도 문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적었다고 했다.

이 씨는 “2003년 겨울부터 중국에 있는 외국인 대상 중국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 그러면서 한국 아이들도 가르치고, 한국 주재원 부인들에게 통역을 해주면서 한국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계속 했다”며 “그때부터 한국 문화를 조금씩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 씨는 중국에서 남편을 만났고, 2008년 겨울 한국에 들어와 결혼했다. 이 씨가 한국에서 거주한지 13년이 지났고, 그만큼 이 씨는 한국어도 잘했다. 그러나 이 씨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에 차이는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임신했을 때 친정엄마가 한국에 와서 3년 동안 아이를 봐줬다. 이렇듯 중국은 아이를 1명밖에 못 낳는 정책 때문에 손자가 귀하다”며 “그래서 중국은 시어머니가 손자를 왠만하면 봐주는 편이다. 한국에 이런 문화가 없는 게 중국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아이 2명을 양육하면서 가졌던 교육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아이들이 한국과 중국 문화를 다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국에서 있는 시간이 기니까 양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며 “아이들이 엄마가 살던 나라를 알고 이해하면 좋겠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면서 더 어렵다고 느꼈다. 그래도 이를 강요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 고향 못가 그리워... 중국 춘절 생각나”

중국 춘절 이미지.
중국 춘절 이미지.

이 씨는 매년 겨울(12월~이듬해 2월) 아이 2명을 데리고 중국에서 지낸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설을 보낸 적은 2~3번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고 고향을 가지 못 해 그립다고 했다.

특히, 매년 음력 1월 1일부터 진행되는 중국의 새 해 맞이 명절인 ‘춘절’의 풍경도 생각난다고 했다.

이 씨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2019년 12월에 중국에 간 게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가지 못해 아쉽고, 그립다”며 “중국은 음력 1월 1일부터 일주일 정도를 춘절로 보낸다. 이때 가족과 함께 밥먹고 모든 친척 집에 선물을 가지고 가 만나는 게 재밌었다. 모든 친척을 다 만날 수 있고, 마작을 함께 하는 것도 진짜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춘절에 중국인들은 홍등을 도로와 나무에 건다. 중국인들은 새옷을 사고, 음식을 준비하며 춘절을 한달 전부터 준비한다”며 “이번 설명절은 한국에서 보내는 데 나는 한국 명절음식을 못하니 시어머니가 대부분 준비하신다. 나는 전부치는 것을 도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수업 시 ‘문화다양성’ 인정 필요하다는 생각들어”

이효홍 씨가 일을 하고 있다.

이 씨는 한국어를 원활하게 할 수 있음에도 직업을 구하면서 외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 씨는 “결혼하고 나서 조그만 벽지회사에서 3개월 정도 통역일을 했다. 그리고 두 아이를 임신하면서 그만뒀다”며 “아무래도 외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그래도 고용노동부의 이주여성 교육프로그램을 배워서 지금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5년차 중국어·문화 강사로 일하고 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는 질문에 이 씨는 한국 사회를 두고 ‘문화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좀 더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이 씨는 “수업시간에 중국 관련해 물어보면 한국의 어린 학생들이 코로나, 공산당, 빨간색 등 나쁜 인식을 가지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웃이 싫으면 이사가면 끝이지만, 이웃나라는 그러기 어렵다. 이웃나라가 싫어도 그 나라랑 잘 지내기 위해 문화를 배우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어르신은 중국에 다녀온 경험을 얘기하며 '왜 바닷가에 횟집이 없냐'며 이상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는 미국인에게 '김치가 맛있는데 왜 안 먹냐'는 말과 같다”며 “중국은 나라가 큰 만큼 지역마다 풍경과 언어가 다르고 음식문화도 다르다. 한국인들도 다른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에 의문을 갖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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