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김샛별 기자 | 경기도 안산 단원구에 위치한 화랑유원지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원이었다. 안산 옆 도시인 시흥으로 이사한 후에도 종종 그곳을 찾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을 했다.

미취학 아동 시절의 흐릿한 기억이지만 슬픔보다는 활기 가득찬 공간이었음은 뚜렷하다.

그런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화랑유원지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정부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유원지 문턱이 닳게 방문했지만 활기찬 유원지가 쥐 죽은 듯 조용했던 적은 처음이었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카페리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군 병풍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승선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실종 상태다.

이날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약 3주 앞둔 수요일이었다. 3교시 수업을 마치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배가 침몰했는데 탑승객 전원이 구조됐다는 뉴스가 온갖 포탈사이트를 장악했다. 전원 구조라는 소식에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오후가 되니 상황이 바뀌었다. 안산에서 통학하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줄줄이 조퇴가 이어졌다. 큰 배가 차가운 바닷물에 잠기는 모습이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시흥과 안산을 다니는 모든 버스에는 노란 리본이 달렸고 친구의 친구가 단원고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나이인 18살의 나는 참사와 가까운 곳에서 슬픔을 체감할 수 있었다.

26살의 나에게 세월호 참사는 팔목에 난 흉터가 됐다. 쉽게 눈에 닿는 만큼 다친 당시에는 자주 아파하고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렸다. 관심을 갖고 유심히 들여다볼 때만 여기 흉터가 있었구나를 자각한다.

내일이면 세월호 참사 8주기다. 교복을 입던 고등학생은 기자가 됐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은 부끄럽게도 점점 흐려졌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임기 종료를 앞뒀지만 여전히 진실은 규명되지 않았으며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월 대선 후보 시절 세월호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단체들이 보낸 '세월호 6대 과제' 질의서에 주요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8주기 인천추모문화제에 방문했다. 그날을 여전히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풀리지 않은 의혹들을 끝맺음하기 위해서는 물어야 한다. 당신에게 세월호는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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